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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Palantir)가 3분기 실적에서 전년 대비 63% 성장과 121%의 미국 상업용 매출 급증을 기록하며, 더 이상 정부 계약에만 의존하지 않는 구조적 전환을 보여줬다. PLTR가 구축한 AIP(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 중심의 데이터 분석 비즈니스는 민간 시장에서 강력한 모멘텀을 확보하며 장기 성장 ‘데이터 해자’를 넓혀가고 있다.
뉴욕 증시 마감 직전, 아직 불도 완전히 꺼지지 않은 트레이딩 룸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다시 켰다. “PLTR, 이게 맞는 숫자야?” 60%가 넘는 매출 성장, 그리고 120%를 웃도는 미국 상업용 매출 급등이라는 헤드라인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손을 멈추고 잠시 생각했다. ‘팔란티어, 아직도 정부 계약 회사라고 생각하면… 이번엔 크게 놓칠 수도 있겠는데.’ 이 숫자들이 당신의 포트폴리오와 향후 AI 투자 지형에 어떤 균열을 만드는지는, 조금 뒤에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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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Palantir)에 붙어 있던 전통적인 꼬리표는 ‘정부 계약(정부 계약, Government Contracts)에 의존하는 특수 목적 데이터 분석 기업’이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방산·정보기관 예산에 실적이 좌우되는, 경기와 정치에 민감한 종목으로 분류했다. 그래서 민간 중심의 AI 랠리가 이어질 때도 PLTR는 어딘가 변두리에 서 있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3분기 실적은 이 인식을 사실상 무효화하는 선언과도 같았다. 핵심은 “성장의 엔진이 정부가 아니라 미국 상업용 매출(U.S. Commercial Revenue)로 옮겨갔다”는 점이다. 투자자의 지갑에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매출이 많이 늘었다는 차원을 넘어, 기업 가치의 ‘멀티플’을 완전히 다르게 평가하게 만드는 구조적 변화이기 때문이다. 이제 투자자는 팔란티어를 방산·공공 IT 종목이 아니라, 본격적인 AI 플랫폼 기업으로 바라볼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분기 팔란티어의 매출은 11억 8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63% 성장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약 8,900만 달러 웃도는 수준으로, 통상 말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넘어서는 강도다. 이 성장의 중심에는 AIP(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를 축으로 한 데이터 분석 계약이 있다.
가장 인상적인 지표는 미국 상업용 매출이다. 3억 9,700만 달러, 전년 대비 121% 급증. 이는 “정부 계약 회사”라는 기존 서사를 뒤집는 숫자다. 동시에 전통적인 강점인 정부 부문 매출도 52% 증가한 4억 8,600만 달러로 여전히 탄탄했다. 공공과 민간 두 축이 모두 성장하면서, 특정 부문 의존 리스크는 줄고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재평가 받을 여지가 커진다.
총 계약 가치(TCV) 역시 27억 6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1% 급증했다. 향후 인식 가능한 매출의 파이프라인이 크게 두터워졌다는 의미다. 이는 단기적인 ‘테마성 랠리’가 아니라, 실제 현금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약 기반 성장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증시 데이터를 제공하는 Nasdaq과 최근 분석을 다룬 24/7 Wall St. 역시, PLTR의 상업용 고객 수와 계약 규모 확대를 핵심 포인트로 짚고 있다.

이 모든 성장의 중심에는 AIP가 있다. AIP는 기업 내 흩어진 데이터를 통합하고, 거기서 나온 인사이트를 바로 운영·의사결정에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다. 단순 리포트 생성이 아니라,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스템이 스스로 다음 행동을 제안하는” 구조에 가깝다. 일단 도입하면 핵심 업무가 AIP 위에서 돌아가게 되기 때문에, 해지가 쉽지 않은 고정 매출 구독 구조로 이어진다.
이 지점에서 팔란티어의 비즈니스는 일반적인 SaaS를 넘어선다. 자체적인 데이터 모델과 운영 워크플로우가 결합되면서, 고객 기업의 ‘데이터 해자(Data Moat)’를 함께 설계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즉, 팔란티어가 성장할수록 고객사는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게 되고, 이는 장기 계약·업셀링으로 다시 돌아와 PLTR의 매출 성장과 마진 확대로 이어진다.
성장이 아무리 빨라도, 수익성이 없다면 결국 밸류에이션의 벽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팔란티어 CEO 알렉스 카프(Alex Karp)가 강조한 지표가 ‘Rule of 40’이다. 성장률과 이익률을 더했을 때 40%를 넘기면 “우수한 SaaS/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평가하는 업계의 간단한 룰인데, 팔란티어는 이 점수가 114%에 달했다고 밝혔다. 고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의미다.
또 하나 중요한 키워드는 ‘에이전틱 AI(Agentic AI)’다. AIP가 지향하는 것은, 사용자가 일일이 쿼리하고 리포트를 뽑는 시스템이 아니라, 데이터와 비즈니스 규칙을 이해한 AI가 스스로 업무를 제안·수행하는 구조다. 공급망 리스크가 감지되면 발주와 물류 경로를 제안하고, 금융 리스크가 포착되면 자산 배분 시나리오를 먼저 시뮬레이션해 보여주는 식이다. 이 단계에 이르면, 팔란티어는 단순 분석 도구가 아니라 기업 운영의 일종의 ‘두뇌’가 된다.
이런 구조가 만들어 내는 결과가 바로 데이터 해자이다. 고객은 팔란티어와 함께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기만의 모델과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시간이 갈수록 이 시스템은 더 정교해진다. 다른 벤더로 갈아탈수록 지금까지 축적한 학습 자산이 소멸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락인 효과가 발생한다. 데이터 해자를 먼저 구축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복리처럼 벌어지게 된다.
흥미로운 비교 지점은 UiPath다. 프로세스 자동화(RPA)에 강점을 가진 UiPath도 이번에 첫 GAAP 흑자를 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UiPath가 주로 ‘반복 업무 자동화’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팔란티어는 상위 단계인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자동화’에 방점을 두며, 보다 전략적 레이어에서 경쟁하고 있다. 두 기업은 충돌보다는 상호 보완적 관계에 가까우나, 투자 관점에서는 PLTR가 더 높은 성장성과 데이터 해자를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요구할 명분을 쌓아가고 있다.
Q1. 이렇게 급등한 뒤에 PLTR에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았나?
A1. 단기적으로는 실적 쇼크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 특히 급등키워드성 이슈에 따라 모멘텀 자금이 몰렸다 빠지는 구간에서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미국 상업용 매출과 TCV 성장, 그리고 데이터 해자를 중심으로 본다면, 핵심은 1~2분기 단기 흐름이 아니라 3~5년 시계의 구조적 성장 여부다.
Q2. 정부 계약 비중이 여전히 큰데, 리스크로 봐야 할까?
A2. 정부 계약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의존 리스크’보다는 ‘하방 방어력’에 가깝게 해석할 수 있다. 상업용 매출이 고성장 구간에 진입한 만큼, 정부 부문은 캐시플로우 안정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에이전틱 AI와 AIP 도입이 공공 부문에서도 확대된다면, 이 영역에서도 추가 성장 여지는 남아 있다.
Q3. UiPath 같은 다른 자동화·데이터 분석 기업과 비교해 어디에 강점이 있나?
A3. UiPath는 반복 업무 자동화에 특화된 RPA 강자이고, 팔란티어는 데이터 분석과 운영 인텔리전스를 결합한 상위 레이어에 강점이 있다. 특히 AIP는 기업의 전략·리스크·운영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플랫폼이어서, 데이터 해자를 장기적으로 구축하려는 기업에게 매력적이다. 둘 다 가져가는 분산 투자도 가능하지만, 구조적 AI 플랫폼 노출을 키우려면 PLTR 비중을 조금 더 높게 가져가는 선택지를 고민할 수 있다.

도입부에서 남겨둔 질문, “팔란티어는 여전히 정부 의존 기업인가, 아니면 AI 제왕 후보인가?”에 대한 답은 이제 꽤 분명해졌다. 매출 성장의 엔진은 미국 상업용 매출로 옮겨갔고, AIP는 에이전틱 AI와 데이터 해자를 동시에 구축해 주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팔란티어(Palantir)는 더 이상 하나의 섹터에 묶인 종목이 아니라, AI 인프라에 가까운 포지션으로 이동 중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단기 행동으로는, 첫째, 최근 급등 구간에서 PLTR를 새로 매수하려는 투자자는 분할 매수를 원칙으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실적 직후 과열된 구간에서는 3~4회에 나눠 진입하며 변동성을 활용하는 편이 좋다. 둘째, 이미 보유 중인 투자자는 Rule of 40, 상업용 매출 성장률, TCV 증가율 세 가지를 다음 실적 때마다 체크 포인트로 삼아, 핵심 논리가 흔들리는지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중기 전략으로는, 팔란티어를 개별 종목이 아니라 ‘AI 운영 인프라 ETF의 핵심 구성’처럼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엔비디아가 AI 연산 인프라의 핵심이라면, PLTR는 운영·의사결정 인텔리전스 인프라의 핵심 후보 중 하나다. 포트폴리오 내에서 AI 하드웨어(반도체)와 AI 소프트웨어(팔란티어, UiPath 등)를 균형 있게 배치하되, 데이터 해자를 가진 플랫폼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전략이 유의미하다. 급등키워드에 휘둘리는 트레이딩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에 올라타는 ‘느린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머니플로우 이코노믹은 AI와 데이터 해자가 만드는 거대한 자본 이동을 ‘스토리’와 ‘숫자’로 함께 추적합니다. 팔란티어와 같은 구조적 승자 후보를 놓치지 않으려면, 오늘 읽은 인사이트를 북마크하고, 다음 분기 실적이 나올 때 다시 한 번 같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해 보세요. “시장은 항상 과잉 반응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현금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따라간다”는 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 결국 수익을 남기는 투자자의 차별점입니다.
